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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국 에세이]박노자를 반대하며

기사승인 2019.05.12  13: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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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국 (수필가, 칼럼위원)

박노자. 1973년 러시아 태생. 한국에 귀화해 경희대 교수로 재직 중.

러시아 태생이니 당연히 공산주의자다. 2012년 진보당 비례대표로 19대 총선에 출마한 적이 있다. Art &study(인문학 포털 사이트)에서 온라인으로 그의 강의를 몇 번 들었고 그의 책 “러시아 혁명사” 를 읽은 적도있어 꽤 관심이 가는 논객이다.

예전 한겨레신문 ‘한국의 안과 밖’이라는 오피니언에 ‘계집애 같은 남자가 되자’라는 칼럼이 떴다. 미투로 남자들의 잘못된 성행위 또는 성적 충동의 잘못된 표현으로 수모를 당하기 전에 남자이기를 포기하고 여자가 되어 살라는 칼럼이다.

얼마 전 me too로 미국이 앓다가 세계가 앓다가 한국이 몸살을 앓는다. 일단 me too 칼끝에 올랐다 하면 인생이 끝장나고 있다. 이 살벌한 시기에 시의적절한 논평이긴 하다. 그러나 항구적 진실이 되지 못할 뿐 아니라 권장할 만한 것도 못 된다.

몇 년 전 식당에서 젊은 청년들이 서빙을 하는 게 눈에 거슬렸다.

“이놈들, 힘과 용맹이 솟구치는 이 화려한 청춘에 식당에서 행주치마나 두르고 있다니. 탄광에 들어가 금덩어리를 캐거나 지구를 횡단하는 해양선을 타든가, 고래아니면 상어라도 잡으러 나가야지?”

“글쎄 말예요.”

그들은 거길 떠나지 못했을 것이다. 그들뿐이 아니다.

한국 대부분의 남자들은 나약해져 여성화되어가고 있어 가뜩이나 부아가 치밀어 오르는 판인데 이게 뭐냐.

식당 서빙, 장사치, 공무원, 회사원, 엔터테인먼트, 가수, 배우, 엠시….

아주 오랜 옛날 아담의 남성이 아직도 변형되거나 사라지지 않고 남자의 성을 유지해 지금까지 남자가 존재하는 것처럼, 그래도 남자는 남자다. 1960년대 감수성의 혁명을 일으킨 소설가 김승옥의 단편소설 “역사”에 조상 대대로 무인, 장군의 반열에서 빠져본 일이 없는일가의 후손이 있었다. 그는 매일 밤, 남아도는 힘을 주체치 못해 동대문에 가서 금고만한 거대한 돌을 들어올려 다른 자리로 옮기기도 하고 제자리에 되돌려 놓기도 한다. 그는 조상에게 자기의 힘이 건재함을 보고하는 작업을 잊지 않는다.

어느 여류 수필가의 “화려한 노동”이란 수필에서 집수리를 위하여 몇 명의 남자들이 보무도 당당하게 그녀의집에 입성한다. 지붕을 수리하고 마룻장을 뜯어내는가하면 벽체를 교체한다. 구슬땀을 뚝뚝 떨어뜨리며 이리 내닫고 저리 내닫는다. 힘과 근육들의 질주다. 수필가는 커피를 타 낸다, 음료수를 대령한다, 이 핑계 저 핑계로 그들의 곁을 슬금슬금 탐색한다. 힘차게 고동치는 맥박 소리를 듣고 싶고 팔과 가슴과 어깨에서 번들거리며 꿈틀거리는 근육과 힘의 향연을 만끽하고 싶은 것이다.

대기업에 여자 사장이 있다고 가정하자. 그녀는 세련된 매너와 깔끔한 옷차림으로 매일 매일 예스맨을 자처하는 넥타이를 좋아할까. 아니다. 원칙과 양심에 거리끼는 사안에 과감히 NO! 할 줄 아는 위험에 도전하는 근육질의 헐크를 찾을 것이다.

얼마 전 잘 나가는 미녀 배우가 결혼을 했다. 그녀도연예계의 다른 배우들처럼 몇 번의 결혼, 몇 번의 이혼경험을 거쳤다. 마지막에 구한 이는 엉뚱한 추남, 험악한 야수의 표정이 어른거리는 얼굴의 사나이다.

“나도 때론 포르노피아의 여주인공이 되고 싶다”란책이 세인의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도입부에서 작가가도로 건너편에서 남자가 걸어오는 것을 보고 ‘튼실한 수컷 하나 건너오는구나’ 하며 흥분하는 장면이 나온다.

남자는 근육질의 힘과 용맹, 여자는 아름다운 얼굴과 날아갈 듯한 몸매, 이게 본래 인간의 욕망-남자가 여자를 여자가 남자를 갈망하는 강력한 자력선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이걸 거스르자고 칼럼을 쓴 박노자의 저의가 의심스럽다. 미리 러시아에 대적할 맹수하나 순치시켜 동물원 호랑이로 묶어놓자는 심보는 아닌지.

중앙신문 webmaster@joongang.tv

<저작권자 © 중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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