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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섭의 목화솜 모정]5월을 보내며

기사승인 2019.05.29  14: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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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섭 (수필가, 칼럼위원)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사물(死物)이 기지개를 켜고, 소생한 생물이 활갯짓하며 왕성하게 자라나는 5월, 근로자의 날로 시작되는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입양의 날, 스승의 날, 식품안전의 날, 세계인의 날, 부부의 날, 성년의 날, 실종아동의 날 등 하루걸러 한 개씩 날로 만들고 기념을 한다. 가족, 가정과 관계가 있는 날이 많아서 가정의 달인지 가정의 달이어서 그런 날들이 많은 건지 잘 모르겠지만 계절의 여왕이라는 칭송과 함께 5월은 우리들에게 부푼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국가와 민족의 장래를 짊어 질 젊은이들의 자부심, 책임감, 기상을 북돋기 위해 각종 행사로 올 해도 분주하게 가정의 달을 보냈다.

몇 해 전 나는 여주향교와 교육청, 여주군에서 주관하는 인성교육에 강사로 참여하여 관내 초, 중, 고교를 순회하며 학생들을 교육시킨 적이 있다. 인성이란 사람이 지녀야 할 최대의 덕목이며 세상이 바뀌고 물질문명이 발달해도 변할 수 없는 진리라고, 예화를 곁들여 강의 할 때 경청하는 학생들의 눈망울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이렇게 착하고 깨끗한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 극소수 나쁜 길에 빠진 친구들 때문에 괴롭힘을 당하고 어려움을 겪으니 어른들의 책임이 크다. 어린 학생들의 장래를 위해 헌신하는 선생님들의 노고를 보며 감동하였는데, 어느 중학교 교장 선생님이 자기네 학생 두 명이 가출을 하여 멀리 떨어진 소도시에서 머물고 있는 걸 데려 왔지만 또다시 가출을 하였다며 학생들 관리가 예전 같지 않다고 걱정하는 걸 보았다. 산북면의 어느 중학교 교장 선생님은 등교 시에 학생들 핸드폰을 수거 하였다가 귀가 시에 돌려주니 학습 분위기를 해치지 않아 좋다는 말씀을 하였다. 학교에서는 이렇게 열성이지만 극히 일부 학부모들은 입에 담기 민망한 망발을 일으켜 선생님의 교권을 해치고 사회의 공분을 사니 이런 학부모의 자녀들은 가르치지 않아도 이기주의와 반인륜적 행태를 배울 것 같아 걱정스럽다.

대구 어느 초등학교에서 점심시간에 아이들이 식사를 마친 뒤 담임선생님이 남은 반찬과 밥을 비벼 한 두 숱 가락씩 아이들에게 더 먹였다. 버리자니 아깝고 한창 크는 아이들이 좀 더 먹어도 되겠다는 교육자적인 생각이었는데, 아이들 얘기를 들은 어머니들 생각은 크게 달랐다. 먹다 남은 쓰레기를 억지로 퍼 먹인 양 학부모들이 들고 일어났고, 큰일이나 난 것처럼 카메라 들이대고 교사를 매도하는데 앞장 선 TV방송 때문에 폭풍이 일었다.

어린 시절 먹을 것이 넉넉지 않던 시절을 보냈던 그 노 교사는 얼마나 황당했겠으며 억울했을까. 앞으로는 그러한 열정을 바랄 수 없지 않겠는가

누구나 자기 자식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이다. 누구나 자기 자식이 대성하기를 바란다. 젊은 세대인 요즘 부모들은 학력도 높고 개성과 자존심이 강하여 남에게 지는 것을 싫어한다.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내 자식만 앞서 나가면 만족하니 세상이 날카로워 지는 것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지혜, 남에게 지는 것이 나에게 득이 된다는 오묘함을 지나쳐 버리고 아등바등 한다.

우리들 기성세대는 어른들께서 들고 나실 때 저절로 인사를 드렸고, 길에서 동네 어른을 뵈어도 공손히 안부를 여쭙고, 먼 곳에서 손님이 오시면 반드시 큰 절로 예를 드렸었다.

이러한 예절과 인습이 가족의 의미를 키웠으며, 가정의 의의와 가족관계의 끈끈하고도 질긴 연대의식을 심었는데, 어느 틈엔가 가정 질서, 사회 질서, 국법질서가 파괴되어 돌이키기 힘들게 되었다.

지금부터라도 가정, 학교, 사회에서 인성교육을 철저히 시행하여 선생님 그림자도 밟지 않던 옛날로 돌아가서 인간관계가 회복되고 도덕이 바로 서는 튼튼한 사회를 만드는데 힘을 쏟아야 하지 않을까.

요즘 농촌에서는 일 년 중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농사짓는 이들의 정성과 열정은 꼭 자식을 키우는 어버이의 심정, 바로 그것이다. 모두 본받고 지녀야 할 세상살이의 밑그림 이다.

가정은 사회, 단체, 국가의 기초이며 근간이다. 가정과 가족이 단단해야 나라가 바로 서고 융성 발전한다.

가정의 달에, 아이들이 해달라는 것 다 해주고 아이들 크는 것만 흐뭇하여 아무렇게나 내버려 두지 않았나 반성하며 5월을 보내야 할 것 같다. 자연은 조용하고 제 갈 길을 가는데 인간세상은 하루도 편한 날 없이 흙탕을 일으 킨다.

중앙신문

<저작권자 © 중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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