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이라는 악령(惡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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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이라는 악령(惡靈)
  • 조석중 경영학 박사  csj0881@naver.com
  • 승인 2024.03.12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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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중 경영학 박사
조석중 경영학 박사

| 중앙신문=조석중 경영학 박사 | 한 설문 조사에서 젊은 20~30대들에게 물었다. 현재 가장 고민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응답 자 중 다수를 차지하는 부분이 금전적 문제였다. 경제적 문제로 하루 종일 그 생각에서 자유스럽지 않다고 응답했다. 그다음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라고 답했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의 이야기다. 우리의 현재는 무한생산과 진보의 시대를 걷고 있는 중이다. 우리는 그러한 연속성을 갖는 자본주의의 그늘아래 살고 있다. 사실 우리 몸은 자유스러운 자유주의 체재에서 살고 있다. 반면 마음은 자본에 구속되어 억압받는 현실을 살고 있는 게 현실이다. 부정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러한 당면한 과제에 대해, 어떻게 하면 질주하는 자본주의에서 자유로울까? 또한 자본주의의 야수에게 잡아먹히지 않는 삶을 살 수 있을까?

자본론을 쓴 칼 막스는 평생 궁핍하게 살았다. 친구 엥겔스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형편이 그리 좋지 않은 삶이었다. 그래도 자기 삶을 의미 있게 살았다. 지구상에 자본주의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자본론에 충고를 아끼지 않은 위대함을 보여준 인물이다. 오히려 그에게 빚진 자본주의는 교묘하게 대중을 억압하는 제도를 만들고 적용하고 있는 중이다. 지금 시대는돈이 인격이 되는 사회가 되었다. 이로써 우리가 숨길 수 없는 돈에 대한 갈망이 함께한다. 자연스럽게 돈에 대한 집착으로 이어진다. 이 세상에서 돈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자연스럽게 경제적 부()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현실이다.

우리는 애써 돈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고 말하곤 한다. 과연 그럴까? 하지만 본심이 아니라는 것도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 다만 돈을 우리 인생의 절대가치기준으로 우상화했을 때가 문제이다. 또 그에 대한 절대적 추종이 큰 재앙으로 다가온다. 명심할 건, 자본의 축적만큼 내가 잃는 것도 많다는 걸 알아야 한다. 세상 이치가 모든 것을 만족하게 할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자본주의가 낳은 절대가치 기준을 의심해야 한다. 이는 자본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찾는 일이다. 불행히도 우리는 자본주의에 제대로 학습된 사람들이다. 이런 굴레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물론 어려운 일이며 실천하기도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도해봐야 할 문제가 있다. 그 방법은 내가 꼭 필요한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구분해 보는 일이다. 이렇게 실천하다 보면 조금이라도 자본에 의한 욕망의 무거운 짐에서 가벼워질 수 있다. 그나마 자본의 굴레에서 약간의 해방감이 들지도 모른다.

자본의 무거운 짐에서 나의 인생을 짧게 보고 조바심이 작동되면 타락하게 된다. 우리 사회에서 성공하고 행복을 누리는 사람들 대부분은 사람살이를 장기전으로 보는 사람들이다. 성공과 행복이 자본의 축적과 비례하지 않음을 사는 사람들이다. 천천히 걸어야 기나긴 목적지에 포기하지 않고 도달한다는 단순한 사실을 우리는 간과하고 있다. 그렇다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나의 자유를 획득하고 유지하는 방법은 무얼까? 실제로, 나의 욕망을 가급적 줄이는 방법밖엔 달리 해결책이 없다는 사실이다. 사람에겐 욕망본능, 욕망 충족의 유효기간의 존재, 어김없이 찾아오는 시간흐름에 따른 권태로움이 존재한다. 그다음 허무함을 느끼는 게 관념을 가진 인간이성이다. 그리고 또 다른 욕망을 생산하는 반복적인 삶! 도대체 만족이라는 것을 모르는 인간이기에 그렇다. 이러한 인간이 자본에 얽매이면 끝까지 불행이다.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에 따르면 소유적 실존양식은 현대 문명의 화()를 대표하며, 존재적 실존양식은 소외되지 않는 충만한 삶의 가능성을 대표한다. 현대 사회는 존재 또는 존재욕구의 유형으로 규정되어 있고, 사회적 행동은 사유재산의 성격으로 규정된다. 이에 맞서는 존재적 양식을 위한 전제들은 무엇보다도 독자성, 자유, 그리고 비판적 이성이다. 소유에 의해서 규정되지 않고 존재에 의해서 규정된 인간은 참 자아에 이르게 되며, 순전히 바쁘다거나 일에 매달리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내면의 능동성을 전개한다. 그러한 사람은 자신의 인간적 능력을 진실로 생산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이런 인간에게는 소유는 결코 중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 인간은 동물과 달리 이성을 겸비한 사람이다. 지금까지 인간이 탐구한 철학은 인식론과 존재론이다. 인간은 이성적 사고에 의한 무엇을 알고자 하는 인식론과 아울러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끊임없는 질문 속에 존재론적 질문을 살고 있다. 따라서 우리의 살아감은 분명 동물과는 다르다. 또 그래야 한다. 대중의 보편적 살아감이 어쩌면 자본에 포획되어 살아가는 무의식적 동물과도 같다면 너무 나간 건가? 궁극적으로 인간에게 주어진 이성이라는 능력은 자기 존재를 밝혀보라는 명령은 아닐까?

조석중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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