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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국 에세이]TV 바보

기사승인 2019.06.10  13: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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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국 (수필가 칼럼위원)

TV는 아름답다. TV는 정직하다. TV는 평등하다.

TV가 나왔을 때 처음 보여주는 영상은 가히 획기적인 것이라 누구나 아름답게 보았을 것이다. 지금 또한 그렇다. 칼라 TV만큼 화려하고 아름다운 영상을 구사 할 수 있을까. 컴퓨터? 아니다. TV만큼 다양하지도 용량이 충분하지도 못하다.

TV는 살아가는데 필수다. 그러나 없어도 산다. 그런 TV, 죽자고 틀어 놓고 산다. 일단 눈만 떴다 하면 켠다.

채널 11, 7, 5, 9, 16, 23, 24…. 그도 아니면 낚시, 바둑, 당구, 산…. 급기야 영화 한 편 때린다. TV 앞을 떠나지 못한다. TV 바람에 종당엔 아무것도 못하고 하루해를 보낸다. 지나고 보면 모두 다 아는 것, 이미 본 것들을 다시 본 꼴이다. 또 하루 낭비했다.

TV를 ‘바보 상자’라고 말한 사람이 있다. 인간을 모두 바보로 만들어 놓는 바보 상자. 우리는 모두 바보가 되어 바보 행진을 하는 중이다. 네 컷 짜리 만화가 나왔는데 첫 칸에서 간호사가 막 태어난 갓난아기를 강보에 싸 TV 앞에 앉혀 놓는다. 그 아기 커, 소년이 되어 TV 앞에 앉아 있다. 그리고 장성해서 TV 앞이다. 마지막 늙어 휠체어에 앉아서도 TV다. TV와 인간의 떼려야 뗄 수 없는 인과因果관계. 아주 잘 그렸다.

아들 중에 TV를 안 보고 사는 아들이 있다. TV뿐이아니다. 신문조차 보지 않는다. 도대체 얘가 사회 생활을 어떻게 할까 걱정을 하지만 끄떡없이 잘 살아가고 있다. 오히려 TV 애청자인 나보다 싱싱하고 건강한 영혼의 소유자일 것이다. 어느 시골 중학교에선 형제가 수석을 번갈아가며 하는데 이유를 알아보니 그 집엔 TV가 없었다.

나 또한 몇 년 전만 해도 TV를 보지 않았다. 오직 책만 읽었다. 읽다 잠들고 깨어나 읽었다. 읽는 게 인생의 8할이었다. 어느 날 문득 아내가 보는 연속극을 보았고,연속극에 빠졌다. 그리고 연속극에서 뉴스, 뉴스에서 개그, 개그에서 쇼, 쇼에서 광고…. 이젠 TV 논객이 되어도 뒤지지 않을 것이다. 읽는 게 싫어졌고 쓰기는 포기한 지 오래다. 이렇게 나는 TV 바보가 되고 말았다.

중앙신문 webmaster@joongang.tv

<저작권자 © 중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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