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민들이 대통령과 야당 대표에게 바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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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민들이 대통령과 야당 대표에게 바라는 것
  • 권영복 기자  bog0170@naver.com
  • 승인 2024.04.26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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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복 기자
권영복 국장

| 중앙신문=권영복 기자 | 지난 총선 결과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윤석열 정부에 대한 호된 회초리였다. 윤 대통령은 평생 자기 뜻 굽히지 않고 우직하게 밀어붙이는 식의 수사를 해 그 대상자들을 구속시키거나 망하게 해 회복불능 상태로 만드는 일을 해온 사람이다. 국민들은 그런 검사 윤석열의 모습이 정의로워 보인다는 점 때문에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줬다.

그러나 그 결과 윤 대통령은 국민들과도 대립하면서 우직하게 싸우려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고, 자신이 참석한 자리에 불편한 의견이 불거져 나오면 이른바 입 틀어막기를 보여줬다. 현시대와는 맞지 않는 마치 쌍팔년도 스타일의 불도저식 이미지를 쌓아나갔다.

주권자를 핍박했으므로 크게 혼났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으로 그는 이제야 부랴부랴 과거 피고인이라고 지칭하던 야당 대표와 만나기로 했다. 한 야당인사의 말마따나 다급해지니까 부랴부랴만나는 시늉을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 진정성에 대해 국민들은 의구심을 가질 정도다.

급기야 여당 소속의 총선 낙선 인사들마저도 윤 대통령을 향해 날 선 비판의 말을 쏟아냈다. 국정운영 2년 만에 이 지경이니 앞으로 남은 3년은 얼마나 더 어지러워지겠는가. 지금 국내 경제가 많이 어렵다. 거리에 폐업 상가와 공실이 얼마나 쉽게 눈에 띄는지 국민들은 잘 안다. 지난 총선 여당 패배의 최대 이슈는 대파였다. 윤 대통령이 대파의 가격을 말하는 순간 그는 대파당했다.

이 여세를 몰아 이재명 대표는 각종 쟁점 현안에 대해 윤 대통령에게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 사람의 만남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이들이 만남이 민생에 도움이 될 만한 정책으로 나아갈 지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이견차이를 좁히지 못할 것에 대한 불안감이다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서로 앙숙이면서 숙명의 정치적 라이벌이며 어쩌면 공생 관계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가 대선 상대여서 당선됐고, 이 대표는 윤 대통령 덕분에 총선에서 압승했다. 궤변 같지만 결과만 놓고 봤을 때 이들은 정치적 운명 공동체가 아닐까 싶은 관계다.

또다시 과거처럼 탄핵같은 일들이 벌어지기보다는 두 사람이 진정 국민을 위해, 나라를 위해 힘을 모으기를 바란다. 대통령과 야당 대표는 국정의 진정한 파트너다. 협치하고 서로 존중해야 한다. 이제까지 해왔듯이 서로의 흠결만 찾아내고 죽일 듯이 달려드는 것은 그만해야 한다. 국민들은 몹시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조선시대처럼 당파 싸움하듯이 맨날 정쟁만 하는 동안 민생경제는 메말라가고 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전 국민이 다 아는 강성의 고집 센 사람들이다. 그런 두 사람이 모처럼 서로를 존중하고 의견 일치를 이루는 보다 품이 넓은 정치 지도자의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면 어떨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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