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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순의 살맛나는 세상]꿀벌의 봄맞이

기사승인 2019.05.28  14: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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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순 (수필가, 칼럼위원)

벌들이 얼마나 겨울나기가 힘들고 고생스러웠을까. 사람도 벌도 함께 날이 풀리기를 기다린다.

기온이 올라가면서 벌들이 활동을 하려고 기지개를 편다. 우선 한두 마리가 밖에 나와 상황을 살핀 뒤 나와도 되는지 통 속의 벌들에게 알려 준다. 추위를 탈 없이 잘 견뎌냈을지 궁금한 마음으로 벌통 안에서 지내고 있는 벌들을 생각한다.

날씨가 따뜻해져 벌이 활동을 하기 전에 벌집 바꾸는 것으로 금년 일을 시작했다. 벌통이 가벼운 것으로 바꾸려고 벌집이 일곱 개 들어가는 새 벌통 삼십 개를 샀다. 벌집이 열 개씩 들어가는 벌통이 장만한 지도 여러 해가 되었고, 무거워 다루기가 힘들어 새로 바꾼 것이다.

목재가 풍부한 인도네시아에서 수입을 하여 우리나라에서 조립을 한 뒤 각 양봉장에 보급을 하고 있다. 원목 그대로라 그 자체로는 쓸 수 가 없어 벌들이 좋아한다는 노란색으로 칠하기 위해 페인트 기술자를 불러 하루 종일 색을 입혔다.

모두 칠을 해 놓으니 산뜻한 것이 보기도 좋고, 벌들도 새 집에서 지내게 되어 좋아할 것 같다. 벌통 준비를 마치니 올 해 벌농사의 반은 해 놓은 것 같아 뿌듯하다. 벌통에 칠한 페인트 냄새와 화학성분이 벌에게 많은 스트레스를 주어 좋지 않을 것이기에 완전히 날아가기를 기다려 벌을 새 통으로 옮길 준비를 마쳤다.

추위가 풀리면 영하로 내려가 얼어서 줄 수가 없던 물도 공급해 주고, 여왕벌과 일벌들의 먹이도 준비해야 하고, 새끼의 먹이인 화분도 만들어 놓아야 한다. 2월 말, 여왕벌이 알을 낳기 시작하면 일벌들이 바쁘게 움직여야 될 때가 된 것이다. 여왕벌과 새끼를 먹여 살리고, 일벌도 먹어야 되니 꽃이 필 때까지 먹을 먹이를 주어야 한다.

작년에 쓰고 두었던 채밀기와 탈봉기, 채밀통 등 기계를 깨끗이 닦고 제대로 작동을 하는지 살펴보고, 벌을 다루기 위하여 필요한 망이나 훈연기, 칼 같은 기구들도 모두 쓰기 좋게 준비해 놓아야 한다. 지난해에 말려 놓은 쑥이 양호한 상태로 보관이 잘되어 있는지, 곰팡이는 피지 않았는지 점검을 한다. 양봉장 주위도 정갈하게 치운다.

겨울 동안은 벌이 춥지 않고 따뜻하게 지내도록 날씨가 추우면 더 덮어 주고, 따뜻하면 조절해 주는 일만 해 주었지만, 이제는 꿀을 뜨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하니 손이 많이 간다.

겨울을 보내면서 참았던 변을 탈분하는 것이 벌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다. 오랫동안 배 속에 담고 있던 것이라 아주 차져서 어디에 묻는지 잘 닦이지 않는다. 빨래는 물론이고, 집의 유리창과 차 유리 등 벌이 날아다니는 주변이면 탈분을 해 놓으니 이때가 벌을 키우면서 가장 골치 아플 때이다. 벌이 쏘기도 하지만 탈분 때문에 마을 근처에서 키울 수 없는 이유다.

초본이 되어 일찍 피는 꽃들이 봉오리를 터트리기 시작하면 벌 먹이에 대해서는 별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도토리 꽃에서는 새끼 벌을 키우는 화분이 나오고 진달래와 벚꽃에서도 벌이 먹을 꿀이 나오니 먹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돼서 우리도 마음이 편해진다.

지구상에서 집단을 이루고 서로 도와 가며 조직생활을 하는 생물은 인간과 꿀벌, 개미뿐이라고 한다. 벌과 개미는 인간보다 더 치밀하게 종족보존을 위해 헌신을 한단다.

이제 벌을 돌보기 위한 만반의 준비가 끝났다.

중앙신문 webmaster@joongang.tv

<저작권자 © 중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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